사자명예훼손죄 (+판례)

사자명예훼손죄 (+판례)

전두환 조비오 명예훼손 징역 집행유예

- 최근 어느 인물로 인해 시끄러웠습니다. 다름 아닌 대한민국 11·12대 대통령이었던 전두환이 사자명예훼손죄로 형사 고발을 받았고, 1심 선고가 나왔습니다.

 

과연 전두환은 어떠한 사자명예훼손으로 형사 고발을 받았고,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그리고 이번 시간을 통해 해당 법에 대해 알아보며, 몇가지 판례도 아래 포스팅에서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1. 사자명예훼손죄란?

- 사자명예훼손죄는 허위의 사실을 공연히 적시, 이미 세상을 떠난 사자(死者)의 명예를 훼손함으로서 성립하는 범죄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사망한 사람에 대해 거짓으로 사실을 적시하면서 명예가 훼손되면 성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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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조 (사자의 명예훼손)]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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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해당 사자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상기에 설명했듯이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야 합니다. 즉, 사자에 대한 사실을 적시한다면 해당 죄는 성립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사망한 갑이 생전에 악명높은 사기꾼이었습니다. 갑이 세상을 떠난 뒤, 을이 인터넷에 [갑은 사기꾼으로 악명이 높았다]라는 글을 써 사이트에 업로드 하였다면, 이는 사실을 적시하였기에 사자명예훼손죄가 되지 않습니다.

 

반면에, 병이 [갑은 사기 뿐만 아니라, 여자를 상대로 성추행까지 저지른 사람이다]이라는 글을 써 업로드 하였다면, 사망한 갑이 성추행을 한 전과가 없기에 이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로, 사자명예훼손죄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자명예훼손죄는 해당 사자의 친족 또는 자손, 고소권자가 없을 시 이해관계인의 신청에 의해 검사가 10일 이내 고소권자를 지정해야 합니다. 사자가 명예훼손 당했다고 아무나 고소하는게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이미 돌아가신 사람에겐 모욕죄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즉, 사자에게 허위사실만 아니라면 사실에 입각하여 욕지거리를 쏟아부어도, 조롱을 하여도 처벌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 나중에 세상을 떠나도 대대로 욕먹지 않으려면 최소한 큰 죄는 짓지 않고 살아가야하겠죠?

 

 

2. 세계의 사자명예훼손죄

- 혹자는 우리나라만 이러한 사자명예훼손죄가 있다고 생각하시나, 다른 나라도 죽은 자에 대한 명예훼손을 법적으로 다루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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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형법 제230조 2항에 따르면,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경우가 아니면 벌하지 아니한다 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한국과 비슷하나, 다른 점은 사자가 살아있을때 명예를 훼손당하고 죽은 경우, 명예훼손죄로 취급됩니다.

 

▼유럽인권법원: 유럽인권조약에 의해 설립된 초국가적 사법기관으로, 2013년에 사자명예훼손법 조항을 추가하려고 했으나, 대다수의 반대로 실패했습니다.

 

▼미국: 표현의 자유가 우리나라보다 월등한 나라로 알려져 있으나, 의외로 7개주에서는 사자명예훼손에 관한 형법이 있습니다.

*아이다호, 캔자스, 루이지애나, 네바다, 노스 다코타, 오클라호마, 유타 등

 

 

3. 관련 사례(판례)

1) 2010년 4월 29일 대법원 판결 (2007도8411)

- 2006년에 KBS에서 방영했던 드라마 [서울 1945]에서 우익 정치인들이 독립운동가 여운형 암살에 관여했다는 암시와 이승만·미군정의 유착 관계 등, 드라마 일부 묘사에 사자명예훼손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었고 실제로 일부 인물의 유족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이 없다고 보았고, 어떤 구체적인 허위사실의 적시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 최종 무죄로 사자명예훼손죄는 없던 일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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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14년 3월 13일 대법원 판결 (2013도12430)

- 2010년 3월 31일,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에서 피고인이 특별교양을 실시하던 중, 故노무현 前 대통령 사망 관련 얘기나 나오면서 피고인이 말한 차명계좌와 특검 관련 얘기가 허위사실로,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고소되었습니다(명예훼손 + 사자명예훼손).

 

해당 얘기는 허위사실로 판단,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최종 유죄 판결이 나왔습니다. 첫번째 판례랑 다르게 이건 사자명예훼손죄가 적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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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판례에 대한 전체 내용을 혹시 확인하고 싶으시면, 아래 바로가기를 참고해주세요.

 

 

[첫번째 사례 판결문]

[두번째 사례 판결문]

 

4. 전두환 사자명예훼손죄

 

 

- 11월 30일, 전두환은 사자명예훼손죄 관련으로 광주에서 1심 재판이 열렸습니다. 여기서 재판부는 전두환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면서 유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참고로 검찰은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습니다.

 

전두환은 어째서 사자명예훼손으로 고소와 판결을 받은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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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전두환 본인이 펴낸 회고록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에 헬기 사격이 있었음을 증언한 故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로 표현함

*조비오 신부는 2016년 선종함

 

▼그러자 광주지역 5·18 민주화운동 기념단체인 [오월 단체]와 조비오 신부 측 유족이 2019년 5월에 전두환을 사자명예훼손죄로 고소한 것

 

 

▼재판에서 유죄여부는 헬기 사격이 실제로 있었는가, 그리고 전두환이 이런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허위로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했는지 사실여부를 다투었음

 

▼전두환 측은 [과거 국가기관 기록과 검찰 조사 토대로 회고록을 낸 것이며, 헬기 사격설의 진실은 확인된게 아니다]라며 전면 부인

 

 

▼반대로, 검찰은 목격자 증언에 신빙성이 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조사 결과 등을 종합해 헬기 사격이 있었다고 주장함

 

▼재판부는(광주지접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 선고공판에서 목격자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고, 객관적 정황도 해당 진술에 부합한다며, 군용헬기 사격을 인정함

 

▼전두환에게 유죄를 선고하면서 [헬기 사격 유무가 중요한 쟁점임을 알면서도 자신(전두환)의 정당성 확보를 위해 회고록을 출간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을 역임한 사람으로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성찰이나 사과도 없고 용서 받지도 못했다]라며 비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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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의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죄가 재판부에 의해 인정은 되었으나, 해당 법 자체의 처벌조항이 약하기에 집행유예로 1심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전두환 측이 2심 항소를 할지, 아니면 이대로 받아들일지 두고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