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보안법 미국, 홍콩 특별지위 박탈
미국,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 홍콩보안법 제정 앞두고 중국에 일격
- 한 세대밖에 지나지 않았다. 미국이 1992년부터 부여해 온 홍콩에 대한 특별 지위를 현지시각으로 29일 박탈했다.
1992년 제정된 홍콩정책법에 따라 미국은 무역과 투자, 비자 발급 등에서 중국 본토와 다른 특수한 지위를 인정해왔다.
홍콩정책법에 따른 특별 지위는 홍콩 반환(1997년)과는 시차가 있었지만, 이른바 [반환 후]를 뒷받침하는 글로벌 안전장치의 중요한 축이었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기 전, 홍콩은 중국 본토 기업들의 비상구였으며, 홍콩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방법으로 수출, 자금 조달, 기술 도입 등을 해 왔다.
중국은 최근까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이 부여한 특별지위가 폐지될 경우 자국 기업이 입을 피해를 고려해 홍콩의 상대적 자치권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홍콩 민주화 시위와 중국 정부의 보안법 제정 움직임, 미국의 중국 봉쇄 정책이 사태를 뒤흔들고 있었으며, 마침내 일명 [월가의 저승사자]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특별 담화를 통해 지금까지 홍콩이 누렸던 특별한 지위를 박탈했다.
로스는 성명에서 [중국 공산당의 보안법 제정과 적용으로 홍콩의 독자적 지위를 약화했을 뿐 아니라, 민감한 기술이 인민해방군으로 흘러갈 위험도 커졌다]고 주장했다.
[이 모든 것은 미국이 홍콩의 특별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폐지할 위험성을 높인다]
로스 장관은 [상무부가 중국보다 홍콩에 더 유리하게 제공했던 규제 적용은 중단될 것]이라고 말하며, [다른 우호적 조치도 폐지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미국 기업들은 홍콩에 수출하려면 연방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국 정부가 모든 수출품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가능성은 작다.
홍콩은 미국산 쇠고기의 주요 수입국이며, 미국은 자국 농민들의 이익을 고려해 민감한 제품보다는 쇠고기 등 다른 제품들을 수출할 것으로 보인다.
상징적인 날을 앞두고 미국의 홍콩 특별 지위 폐지가 선언됐다. 홍콩은 1997년 7월 1일 중국에 반환되었는데, 반환 23주년(동아시아 시간 기준)을 앞두고 특별 지위가 폐지됐다.
한편, 이와 함께 홍콩 보안법은 오늘(30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를 통과했다. 홍콩 보안법은 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승인되면 홍콩 정부가 반환 23주년인 7월 1일부터 시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국회는 지난달 28일, 본회의에서 99.7%의 지지율을 얻어 국가보안법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로스 장관은 [국가보안법 제정 과정을 고려해 타협할 수 있는 창문을 열어뒀다]고 말했다. 성명에서 [중국이 (보안법 제정 등) 모든 과정을 중단하고 홍콩과의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로스 장관이 타협의 여지를 남겼지만, 미국과 중국이 한발 물러설 가능성은 낮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가보안법 제정을 중단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30일 중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보안법을 실제 적용하기보다는 홍콩 분리주의자에 대한 경고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제 수준에 만족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트럼프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하락과 외교 스캔들로 궁지에 몰리고 있기에 선거에서 어떤 난관을 벗어나기 위해 홍콩의 특수 지위가 박탈됐을 가능성도 있다.
이제, 홍콩은 사실상 중국의 일개 도시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