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를 [알코올 없이] 즐기는 방법>
[11월17일(日), BAZZAR]
- 직장의 송년회나, 고급스러운 식사, 알코올로 따끈하게 위장을 적시는 계절이 이제 곧 다가온다. 맥주나 소주를 가볍게 한 잔 걸치면 가족 모임이나 직장의 사소한 이야기를 조금 더 견딜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오전 중에 마시는 술은 크리스마스나 연말연시라는 이유만으로도 완벽하게 OK다.
그러나, 지금까지 알코올 없이 이 마음 들뜨는 화려한 계절을 극복하려고 한 적은 있을까? 술과 절친인 사람들에겐 참으로 무서운 생각이겠지만, Populus의 연구에 따르면 무려 37%의 영국인이 크리스마스에 술을 마시지 않으며 25~34세 사람 중 16%는 12월에 단 1방울도 입에 대지 않는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알코올의 유혹과 싸우는 이유는 숙취의 우려나 지갑 사정 등 다양하지만, 건강 지향적이고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는 88만 원 세대들은 다른 어떤 세대보다도 알코올을 마시고 난 후의 참사를 잘 깨닫고 있다.
필자인 나는 이 세대의 일원으로 있지만, 나에게 술 없는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것은 이른 아침의 운동 때문이 아니라 아일랜드 커피를 그저 한 잔 마셨을 뿐인데, 몇 주간 나를 침대에 묶어버린 별로 달갑잖은 림프절염 진단 때문이다. 1
나는 술고래가 결코 아니었지만, 일요일의 난로 옆에서 따뜻한 레드와인, 금요일 밤 딱 맞는 차가운 진토닉, 그리고 크리스마스 파티의 웅성거림 속에서 1잔의 샴페인. 내가 어느새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심플한 습관.
[알코올 없이도 꽤 즐겁게 생활할 수 있다]라니! 전에는 자랑하기 바빴던, 테이블에 갑작스럽게 놓인 리오하 와인의 향기는 괜시리 나를 주눅이 들게 하기 충분했다.
10대 시절처럼, 어색하게 물을 부탁하는 것 같이 동료로부터 예측할 수 있는 압박에 대비하고 있었으나 12월의 소란스러운 축제가 올 때까지 자신의 견해를 분명하게 정하지 못했다. 일이 끝난 뒤 한잔 걸치는 것과 크리스마스 파티의 유혹이 흘러들어오면 나처럼 금주하는 사람은 혹시라도 [재미없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주는 것은 아닌지 마음 한쪽이 짜릿해 왔다.
만약 내가 [금주주의자이지만 파티는 좋아]라는걸 증명하지 못한다면 내년에는 이러한 초대가 끊길지도... 그래서 나는 모든 초대에 침착하게 출석했다. 예전에 칵테일의 천국에 점령당했던 큰 구멍을 파티를 즐기는 그 기분으로 채우면서.
그리고 그것은 놀랍게도 즐거웠다. 나는 약간의 드라마나 의심스러운 결정이 전개되는 것을 목격했다. 술자리에서 의견이 교환됐을 때 살짝 빠져나갔고, 친구가 술김에 예전 애인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을 때도 그렇게 강하게 말하지 않고도 멈출 수 있었다. 마치 금주가 또 다른 세속적인 지혜를 당신에게 주는 것처럼.
슈퍼바이저로서의 의무와 실크 드레스에 음료를 엎지르면서 서서히 약해지는 인내력에도 불구하고, 음주로서는 얻을 수 없는 자유가 좋다고 느꼈다. 나는 또렷하고 즐겁게 파티를 즐겼다. 2
그리고 목욕, 마스크팩, 독서같이 예전 같으면 술 때문에 사용할 시간이 거의 없었던 기분 좋은 밤의 새로운 습관을 강하게 요구하게 되면서 더 좋은 기분이 된 것이었다. 내 피부는 더욱 밝아지고 에너지는 급상승하며, 크리스마스 다음 날 이른 아침에 눈을 떠 다른 가족들이 침대에서 소파로 이동하는 데 신음하고 있을 때 조깅으로 나간다는, 의심할 여지 없는 우월감을 얻을 수 있다.
마침내, 오프닝에서 잠에 빠지지 않고 주말 드라마를 감상할 수 있고 프로세코 병들로 감정을 고조시키지 않고 크리스마스 날의 스트레스를 발산한 것이다. " 3
[양배추가 탔어? 별거 아니야~], [택시가 안 온다고? 그럼 내가 데리러 갈게]라고, 이런 여유로운 모습으로.
사실 올해 크리스마스는 건배로 1잔 정도는 마실지 모르겠지만, 2018년에 보낸 금주시즌은 지금도 내 마음속에서 최고의 크리스마스였다.
[연말연시를 술에서 벗어나는 방법]
1. 소프트 드링크(탄산음료)를 지참
- 주최자 친구들이 마시고 있는 형광의 [무언가]를 마시고 싶지 않다면, 자신이 즐겨 마시는 음료를 지참하자. 심지어 내 술친구들조차 내가 가져간 무알코올 음료에 손을 대고 있었다. 진과 같은 식물을 첨가하면 진짜와 구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정도다.
2. 동료를 찾는다
- 임신 중인 여성이나 운전을 해야 할 사람들은 사교 자리에서 너의 베스트 프렌드가 될 것이다. 가까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일 뿐만 아니라, 서로의 음료를 사줄 수도 있고 큰돈도 들지 않는다.
3. 돌아가고 싶어지면 언제든지 돌아가라
- 아마 마시지 않는 것으로 최고인 것은, 돌아가고 싶어지면 언제든지 그 자리를 떠날 수 있는 자유일 것이다. 택시나 운전하는 동료에 의지해야 한다는 것도 없고 파티가 뒤틀린 분위기로 되기 전, 흥이 최고조일 때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았다.
4. 새로운 습관을 기르자
- 펍에서의 크리스마스이브, 아침 식사 때의 벅스 피즈 칵테일, 식후의 베일리스. 내가 알고 있던 이러한 전통은 술 없는 세상에선 맛볼 수 없을 것이다. 나 홀로 남겨진 기분이 드는 대신에 발레를 감상하러 간다든지, 아침 식사로 무알코올 칵테일을 받는다든지, 디너 후에 긴 산책을 한다든지 하는 알코올을 포함하지 않는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