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은 단순한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때도 카드가 필요하다>
<카드가 없으면 공중화장실도 못 쓴다, 현금이 사라지는 나라 스웨덴>
[11월5일(화), GLOBE+]
- 스톡홀름 시내의 쇼핑몰. 유료 공중 화장실에 들어가서 매표기를 보면 10크로나(약 1,100원)를 현금으로 내기 위한 투입구를 찾아볼 수 없다. 자세히 보면, [Card Only] 문자만.
이런 긴급사태(?)에서도 카드결제만으로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스웨덴에서는 현금이 사라지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
[현금은 2025년에 사라진다?]
커피숍에 들어가도, 카드 결제기 옆에 [Cash Free(현금거절)] 팻말. 근처의 빵집도, 시장의 꽃집도, 길거리 핫도그 가게도 지불은 카드나 스마트폰 앱뿐. 둘 다 없으면, [현금을 쓸 수 있나요?]라고 물어봐야 한다.
역 매표기도 캐시 프리, 현금으로 사려면 창구에 줄을 설 필요가 있다. 관광객들로 붐비는 구시가의 토산물 가게에서, [비자]나 [마스터] 마크 밑에 [캐시(현금가능)]이라고 적힌 스티커를 발견하고 조금 안도했다.
거리를 안내해주던, 게임 회사에 다니는 안드레아스(35)의 주머니를 봤다. 몇 장의 카드와 여름에 여행한 필리핀 지폐 3장뿐. 생활 대부분은 스마트폰 앱으로 해결하고 있다. [카드나 스마트폰으로 지불하는 것이 편리하니까. 최근 몇 년 동안 스톡홀름에서는 현금을 사용한 적이 없다]며 웃는다.
결제 앱이 일본의 IC 카드와 다른 것이, 개인의 돈거래에도 사용할 수 있는 것. 더치페이도, 아이들의 용돈도 앱을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다. 안드레아스는 지난주, 지하철역에서 노숙인 여성에게 [현금은 없어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여성은 전화번호를 적은 종이를 보여줬고, 앱으로 보내달라는 말을 들었다. 여성은 친구의 앱으로 받고 거기서 현금을 받는 것이라고 한다.
스웨덴의 캐시 프리를 가속한 것은, 2012년 서비스가 시작된 [스위시(Swish)]다. 대형 은행이 공동 개발한 이 서비스는 전화번호와 은행계좌를 링크시켜 전화번호만으로 은행계좌로 송금할 수 있으며, 수수료는 무료다. 이용자는 710만 명으로 인구의 7할 정도로 이제는 현금 유통액이 GDP 대비 1% 정도로 일본의 약 20%, 서구권의 10% 안팎보다 현격히 낮다.
(참고로 한국은 2018년 기준 1,104억 원으로 2016년 대비 28% 줄었다)
사용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가게 측에도 현금 없는 사회의 이점은 크다고 한다. 현금이 없으면 계산대를 설치하거나 현금을 세거나 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현금을 도난당할 위험도 없으며, 중앙은행 조사에서는 상점의 5할이 [2025년에는 현금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스웨덴의 어느 가게를 들어서도, [Cash Free]라는 팻말을 볼 수 있다>
[현금을 사용할 권리] 하소연하는 사람도
대형 은행 SEB에서 스위시를 담당하는 로런스 웨스트(60)는 [예상을 훨씬 넘어 현금 없는 사회가 진행되었다. 18살 딸은 현금을 사용한 적이 없다. 현금을 가져본 적이 없는 딸에게 돈의 소중함을 전하는 것은 고민이 필요하다] 라고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스웨덴 국립은행은 1668년에 설립된 세계 최고(最古)의 중앙은행으로 세계 최초의 은행권을 발행한 역사도 있다. 현금 없는 사회라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스웨덴 국립은행은 더욱 행보를 가속하며 디지털 통화 [이크로나(e-krona)]를 발행하는 계획도 진행하고 있다.
물론 급속한 현금 없는 사회에 뒤처진 사람들도 있다. 93세의 할머니는 [스위시는 사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돈이 하늘로 날아가다니 바보짓이잖아]라고 투덜댄다. 현금을 찾아 쓰고 있었으나 최근 집 근처의 ATM 기계가 없어졌다. [자녀나 손자의 도움을 받아 직불카드로 쇼핑하고 있고, 현금을 가진 사람이 너무 줄었기 때문에 도둑에게 노려지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다] 라고 한다.
카드나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고령자로부터, [현금을 사용할 권리]를 요구하는 서명이 정부에 제출된 적도 있다. 모든 주민이 25km 내로 현금을 손에 넣도록 은행은 의무화되어 있다. 정전 등으로 시스템이 멈추면 카드나 스위시를 사용할 수 없게 될 우려도 있다. 그래서 정부는 재해 등 비상사태에 대비해서 물과 식량과 함께 현금도 놓아두길 권한다.